번 호 : 3247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6 14:12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1 <공포의 산장> < 1 > 내 이름은 김명섭 유명 여행전문 월간지 기자다. 나는 능숙한 일본어를 바탕으로 기사를 담당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존여행 풍속이 달라졌기에 내게 새로운 일이 생기게 되었다. 달라진 여행패턴은 다음과 같다. 1. IMF 이전의 단체 중심의 쇼핑관광----> 소규모 및 개인단위의 최소한의 비용을 이용한 관광 2. 도쿄를 중심으로 한 시가지 중심의 관광---> 한적한 고승지 및 일본풍물이 살아있는 옛고장들 중심의 관광 따라서 다음 호에는 일본의 유적지 및 알려지지 않은 가볼만한 곳을 소개하는 아이디어가 채택되었고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일본 관광 가이드와 직접 여행을 하기로 했다. 이곳저곳을 취재하고 마지막으로 사가현의 니지노 마쓰바라(흑송림) 을 취재했다. 매번 취재시마다 그랬지만 이번도 역시 산과 해안을 따라 가볼만한 까페라든가 좀 싼 값에 갈 수 있는 료칸(여관의 일종)등을 취재했다. 니지노 마쓰바라는 바다에 면하여 멋진 송림과 아름다운 해안선, 사 요히메의 비련의 전설이 남아 있는 경치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겨울의 차가운 해안바람탓인지 날씨는 지금까지 취재한 어느곳 보다 도 추웠다. 가이드 말로는 이곳이 비련의 전설 뿐 아니라 이곳은 일 본 모노노케(도깨비)가 나온다는 전설로도 유명하다며 음산한 표정 을 지었다. 그의 말에 나는 그저 하하 넘겨버렸는데, 나는 키가 180에, 몸도 매 우 좋은 편이고 게다가 고등학교때는 유도를, 군대에서는 태권도를, 대학에서는 킥복싱까지 했기 때문에 나는 어릴적부터 사람도 귀신도 무서워하지 않는 겁대가리를 상실한 놈이었다. 가이드인 스스케씨와 내가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데, 갑자기 눈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설이 내리기 시작 했다. 이대로는 단 몇미터만 더가도 눈에 파묻히거나 길을잃고 딱 죽기 좋 을 것 같았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 기상이변 하더니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역 시 갑작스런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모양이었다. " 김상, 저 앞에 보이는게 료칸 맞지요? 아까 올때는 못본거 같은 데.... 우리 저기로 갑시다~! " 눈좋은 가이드가 용캐 한 산장을 발견했고 우리는 열심히 그곳을 향 해 나아갔다. 가까이 가보니 무척 오래된 낡은 집이었고 간판도 무 척 작았다. 쾅쾅~!!!! 쾅쾅쾅~!!! 세차게 문을 두드린지 한참이 지나서 늙은 노부부가 빼꼼히 문을 열 어 주었다. " 무슨 일이신지.... " " 예, 갑자기 눈이 너무와서.... 방이 남은 것이 있나요? " 갑자기 두 노부부는 서로를 쳐다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죄송합니다. 이미 세분의 손님이 오셨기 때문에 더 이상 여러분들 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늙은이 둘이 여관을 운영하는지라 두 분 이 상이면 저희도 시중들기가 무척 어려워서요..... 여기서 1킬로만 더 내려가시면 좋은 산장들도 많으니 그리로 가시는 것이............" 남편이되는 노인의 말에 나는 울화가 치밀었다. " 아니~! 지금 눈 앞 한치도 안보이는데 저희보러 1킬로미터 아래를 어떻게 가라고 이러십니까~! " " 예예, 밥도 저희가 지어먹고, 두분께 그외에 신세지진 않을테니 부디 방만 빌려주시면 됩니다. 부디 묵게 해주십시오. " 함께 있던 가이드는 계속 꾸벅꾸벅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했다. 두 노부부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아무래도 눈이 너무 많이 온다 싶었던지 간신히 묵도록 허락을 해주었다. 료칸의 안으로 들어가니 안은 온통 나무로 되어있었고 바닥도 낡은 나무판자로 되어있어 걸을 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났다. 복도도 계단도 무척 어두웠는데 형광등을 쓰지않고 모두 백열등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백열등 조차 아주 띄엄띄엄 있었으니.... 시커머 죽죽한 거대한 통나무 안으로 들어온거 같은 기분이었다. " 두 분은 이층의 두 방에 머물러 주십시오. 지금 손님분들이 모두 거실에 계시니 그리로 가셔서 차를 드시지요. " 들어오게 할 때는 힘들더니 일단 묵게 되자 두 노인은 무척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 우리는 곧 눈을 털고 다들 모여있다는 거실을 향했다. 거실에는 한 쪽에 진짜 장작을 태우는 벽난로가 있었고 그 벽난로 주위에 편안해 보이는 고풍스런 의자 몇 개에 세 사람이 앉아 있었 다. 빛이라곤 벽난로에서 나오는 빛 뿐으로 마치 소설에서나 나오는 한적한 시골 산장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 모두들 인사를 하시죠. 눈이 많이와서 묶게 되신 두분이십니다. " 노인이 소개를 시켜주고는 우리들의 차를 준비했다. " 모두들 눈 때문에 이 낡은 산장에 모여들게 됐군요. 하하.. 이것도 인연인데 다들 인사나 하지요. " 그중 덩치가 커다란 구리빛 피부의 한 남자가 쾌활하게 말했다. " 저는 사가시에서 운동기구 대리점을 하는 다까시라고 합니다. 이 산에는 가끔 올라오는데 운나쁘게 이렇게 폭설이 내릴 때 와버렸군 요. " 그를 시작해서 한사람씩 자기 소개를 했다. 구릿빛 피부 몊에 앉은 작은 몸집에 검은 뿔태 안경을 쓴 남자는 무 척 흰 피부에 운동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어보이는 전형적인 회사원 이었다. 그의 이름은 하나다라고 했다. 그는 이 여관에 가장 먼저 온 사람으로 눈 내리기 전에 도착했는데, 그는 사가현에서 태어나 멀리 오키나와현에 있는 작은 회사에 다니 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을 떠난 지 오년만에 이곳을 찾았는데 그의 어린시절을 보낸 이 산을 제일 먼저 보고싶어 오게되었다고 했다. 그의 옆에는 아주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의 왼 쪽 눈 아래에 깊은 상처가 있고 말이 없어서 그런지 자신의 이름밖 에는 소개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고쿠모토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가 야쿠자에서 빠져나와 도망중인 자거나 범 죄자일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나와 함께 온 가이드가 자신을 소개했다. 도쿄에 있는 여행사에 근무하며, 이번에 일본 전역을 꼼꼼히 가이드 한 후, 한국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중이 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름은 스스케.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되었다. " 한국에서 왔고 좀 전에 스스케씨가 말씀하셨듯이 한국 여행전문 잡지기자입니다. 이름은 김명섭이구요. " " 오오~! 긴~! 그렇다면 당신은 저 유명한 < 긴 다이찌노 시쯔진 지 껜보>( 김전일의 살인사건보(金田一의 殺人事件報) )에 나오는 긴다 이치와 같은 한국인??? " 나는 구릿빛 피부의 유쾌한 다까시의 말에 굉장히 반가왔다. 나도 김전일의 엄청난 팬인데다가 일본인들도 김전일을 모두 알고 있구나 해서 정말 기뻤다. " 그렇죠~! 하하.. 진짜 발음은 김입니다. 김상~! " " 아하~! 그렇군요~! 긴다이치 드라마 혹시 아십니까? 한국에선 안 했나요?? 유명한 그...뭐시기냐... 굉장히 유명한 가수 두명이 나와서 했었는데... 정말 엄청났었죠. " " 그래, 맞아요~! 선전에서 항상 그러죠. 긴다이치가 < 바로 범인은 당신~!!! > 오늘밤 열시에 그 베일을 벗겨드립니다... " 가이드인 스스케씨도 거들었다. " 하하..그래요. 긴다이치가 <바로 범인은 당신~!>이라고 할땐 진짜 섬뜩하죠... 정말 재밌었어요. " 김전일과 단지 같은 김씨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자랑스러운 날이었 다. 한국인 3세인 우리의 전일이~! 아아... 자랑스런 전일이~!!! 시간이 좀 지나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모두들 무척 친숙한 느낌 이 들었다. 단, 범죄자형의 고쿠모토만 제외하고는... 우리는 노부부가 갖다준 차를 마시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여 섯시가 되자 그들이 준비해준 간단한 저녁식사도 할 수 있었다. 저녁은 대부분이 산에서 나는 나물과 해산물로 강력한 짠맛, 매운맛 등이 전혀 없는 밋밋한 것이었다. 분위기가 그래서 그랬는지 나는 그 음식들이 무척이나 맛이 있었다. 저녁을 마친 모두들은 다시 벽난로 앞에 모여들었고 노부부는 모두 에게 한잔씩 차를 돌린 후에 그들의 방으로 돌아갔다. 여덟시쯤 되었을까? 그 범죄형인 고쿠모토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하 나다씨가 엄청난 이야기를 해주었다. " 실은 제 가방엔 엄청난 보석이 들어있습니다. 제가 알고지내는 보 석상 주인이 저한테 맡긴 것인데... 그것이 없어지면 보험금을 타기 때문에... 제가 여기에 몇 달 머무르는 사이에 그 자는 보험금을 타 서 나와 나누기로 했답니다. "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가 들고있는 검은 가방을 쳐다보며 입을 쩌억 벌렸다. 그는 보기와는 다르게 좀 말이 많은 스타일이었다. 저런 범죄에 관 한 얘기를 다들 앞에서 하다니...! 난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제 옆에 앉은 사람은 범죄자 같이 생겼죠?? 혹시라도 그 자가 내 가방을 덮칠까봐 무섭습니다. 일부러 여러분들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가 눈이 그쳐서 여길 나가게 되면 모두들 사례를 하겠으니 혹시라 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절 좀 도와주십시오. " 그때 그 범죄자형의 고쿠모토씨가 거실로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우리는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조용해 졌다. 그는 아무 말도 못들었는지 그의 의자에 다시 깊숙히 앉았고 갑자기 서먹해진 분위기를 모면하려 유쾌한 다까시가 말을 꺼냈다. " 이곳 산의 전설을 아십니까?? 설녀에 관한 것 말입니다. " " 설녀요? " " 예, 김상은 잘 모르겠지만 설녀는 남자들을 꼬여서 홀린 후에 입 김을 불어 꽁꽁 얼려놓죠. 그리고 정기를 쭈욱 뽑아가는 겁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설녀가 나타난다죠... " " 또 다른 전설도 있다던데.... " 그동안 조용했던 고쿠모토가 입을 열였다. " 이곳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많지만 특히 아주 큰 소나무가 있는 데.... 거기엔 도깨비 불이 매일밤 보이고 도깨비의 보호를 받기 때문 에 가지 하나라도 꺾는 날에는 죽음을 면치 못한다고도 하더라구요. " " 으음... " 갑자기 모두들 귀신이야기에 관심을 가졌고 어둠침침한 낡은 산장에 난로를 앞에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자니 마치 뒤쪽에서 뭐가 하나 튀어나올 듯한 느낌이 들었다. " 끼이익~~~~ " 그때 갑자기 우리들의 뒤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다들 긴장했 던 탓인지 모두들 그 곳을 바라보았다. 거실 문으로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부부노파였다. " 이제 그만 들어가 쉬십시오. 저희 여관에서는 밤 10시 이후엔 절 대로 돌아다니실 수 없습니다. "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넘어있었다. 어쩐지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이름 구분이 안가시는 분들을 위한 등장인물 소개.> --> 저역시 하루이틀 쉬다가 쓰려고 했더니 이름이 헷갈려서.. 읽으시는 분들은 얼마나 헛갈리실까 싶어... - 다까시 : 사가시에서 운동기구 대리점 경영. 매우 유쾌한 성격. 구릿빛 피부에 덩치가 좋은편. - 하나다 : 흰 피부에 운동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어보이는 전형적인 회사원 타입. 첫 번째 희생자. - 고쿠모토 : 왼쪽 눈 아래에 깊은 상처. 직업은 말하지 않았음. 범죄자형의 무척 힘이 세보임. - 스스케 : 관광 가이드. 도쿄에 있는 여행사에 근무 - 김명섭 : 한국 여행전문 잡지기자 -그리고 여관 주인 노파 내외. 번 호 : 3248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6 14:14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2 < 2 > 일층은 가운데 거실이 있고 현관쪽에 노부부가 쓰는 방이 있었으며 거실 의 맞은편에 공동 욕실, 그리고 맨 끝쪽에 두 개의 방이 있었다. 그 두 방은 각각 하나다와 고쿠모토씨가 쓰게 되어있었다. 안된일이긴 하지만 그 범죄형의 고쿠모토씨를 가장 두려워 하는 하 나다씨가 바로 그의 앞방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하나다씨는 방에들어가기 전에 가이드인 스스케씨에게 귓말을 하며 불안한 눈초리로 방에 들어갔다. 이층에는 나와 가이드인 스스케씨가 옆으로 나란히 두 개의 방을 쓰 고 그 앞방을 유쾌한 다까시씨가 사용하게 되었다. 방은 무척 깨끗했고 침대에 깔려있는 이불도 무척 희고 깨끗해서 기 분이 좋았다. 내가 옷을 갈아입는데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여관의 할아버지였다. " 밤 10시 이후에는 절대 돌아다니셔선 안됩니다. 밤에 돌아다니시 면 큰일이 납니다. " " 예? 왜죠?? " " 밤은 그녀만의 시간이거든요........... " " 그녀라니요? " " 설녀.............말입니다. " 문을 닫고나서도 어쩐지 소름이 온 몸에 끼쳤지만 설녀라니... 말도 안되는 소릴 하네........ 역시 시골이군....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한번 잠에 빠지면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는 소리를 자주 듣곤했 는데, 막 잠이 들려는 순간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끼이익~끼이익~ 하는 낡은 나무 위를 밟는 소리.... 그 소리를 멀리 자장가처럼 들으며 나는 깊은 잠으로 빠져 들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옆방의 가이드 스스케씨가 엄청난 힘으로 문을 두 드려 대기에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 큰일났어요, 큰일~! " 무슨일이냐며 문을 열어주었더니 " 하나다씨가 없어졌어요~! " 예? 무슨 말이예요??? 없어지다니??? " 스스케의 말은 이러했다. 어제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가이드인 스스케에게 아침 일찍 자신이 무사한지 봐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스스케씨야 속으로 웃으며 별일 있겠냐 했었지만 정작 아침에 가보니 하나다씨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었다. 밖에는 눈이 허리가 훨씬 넘게 쌓여있었고 현관문을 여는 것 조차 힘들었다. 그와 범죄형의 고쿠모토 방 옆에는 뒷문이 하나 있었는데, 빗장이 채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밖으로 눈을 밀치며 나간 것 처 럼 보였다. 분명 하나다씨는 뒷문을 통해 밖으로 나간 것 같은데 눈은 벌써 가 슴까지 쌓여있었고 밖으로 나갈 생각은 감히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의 짐들은 그대로 였지만 행방은 묘연했다. 나는 속으로는 범죄형인 고쿠모토씨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다씨가 가지고 있는 보석을 노리고...... 바로 앞 방에 있었으니 일을 저지르기도 가장 쉬울터~! 아마도 보석을 훔쳐 숨겨놓은 뒤 하 나다씨를 처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나 혼자만은 아니었다. " 사람은 자기 죽을때를 알고 해할 사람이 누군가를 무의식적으로 안다쟎아요. 아무래도 하나다씨도 그런거 같애요. 역시 그가 그런걸 까요..............? " 가이드 스스케의 이야기다.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도 하나다씨가 나오지 않자 우리는 그가 빠져 나갔을 걸로 생각되는 뒷문으로부터 눈을 치우자는 결론에 다달았 다. 여관의 노파들은 우리들을 위해 연신 뜨거운 차와 먹을거리들을 준 비했고 우리들은 여전히 간간히 뿌리는 눈에도 불구하고 뒷문에서부 터 눈치우기에 열중했다. 거의 10시간 이상을 눈을 팠지만 5미터 이상을 파기가 어려웠다. 하나다씨가 이런 눈속을 파해쳐 간다는 것도 불가능한거 같고...... 대체 그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벽난로 주위에 모였다. 오늘은 별로 이야기할 거리도 없고 각자 머리속이 복잡해서 조용한 분위기였다. " 자자, 일어들 나세요. " 할아버지의 깨우는 소리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그새 잠에 빠져 버린 것이다. 나뿐 아니라 다른이들도 잠을 잤는지 다들 얼굴이 벌개서 눈을 비비 고 있었다. 유독 고쿠모토만이 잠에 찌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늘은 고쿠모토만이 아래층에 혼자 머물고 나머지 셋은 모두 이층 으로 향했다. " 오늘은 잠깐 내 방에 들러 이야기나 하는게 어때요? " 다까시씨의 말에 스스케와 나 역시 쾌히 승낙했고 우리 셋은 그의 방에 들러 사라진 하나다씨의 이야기를 했다. 과연 그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 저도 처음엔 고쿠모토씨를 의심하긴 했지만............ 우선은 하나다 씨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아야 되지 않습니까??? 대체 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 다까시씨가 이야기를 � 꺼냈다. " 우선 그 보석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해 보는걸 그랬습니다. 보석이 없다면 분명 그걸 훔치기 위해 하나다를 해친 것이 분명하지 않겠어 요? " 가이드인 스스케의 말이다. " 그렇더래도 제 생각도 우선 하나다씨가 어디로 없어진지부터 찾아 야 될거 같습니다. 사실 우린 지금 그가 스스로 사라졌는지 살해를 당했는지 알수가 없지 않습니까? " 내가 다까시의 말에 동의했다. 똑똑~ 우리가 한참 하나다씨는 어디 있을것인가를 논의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 이곳에 계셨군요. 각자 방에 들어가셔서 주무십시오. 열시 이후로 는 절대 나오시면 안됩니다. " 여관 노인영감이었다. 그는 우리가 각자의 방에 들어가 문을 잡그는 것을 완전히 확인한 후에야 복도에서 사라졌다. 그는 내 방을 나가며 작게 한마디 말을 했다. " 그 양반은 밤중에 돌아다니다 설녀에게 잡혀간게요. " 나는 그 노파가 문을 닫고 나간 후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 다. 그의 표정이며 말투가 내게 무언가 알수 없는 공포를 불어넣은 것 같았다. ------------------------------------------------------ < 등장인물 소개.> - 다까시 : 사가시에서 운동기구 대리점 경영. 매우 유쾌한 성격. 구릿빛 피부에 덩치가 좋은편. - 하나다 : 흰 피부에 운동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어보이는 전형적인 회사원 타입. 첫 번째 희생자. - 고쿠모토 : 왼쪽 눈 아래에 깊은 상처. 직업은 말하지 않았음. 범죄자형의 무척 힘이 세보임. - 스스케 : 관광 가이드. 도쿄에 있는 여행사에 근무 - 김명섭 : 한국 여행전문 잡지기자 -그리고 여관 주인 노파 내외. 번 호 : 3249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6 14:16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3 < 3 > " 김상~! " " 김상~! " 눈을 치우느라 피곤한 모양인지 나는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계속 잠을 자고 있었던가 보다. 깨어나니 가이드인 스스케씨가 심하게 문을 두드리며 나를 부르고 있었다. " 예..... 네에에........... " 나는 졸린 눈을 부비며 문을 열었다. 밖에는 열쇠를 들고 문을 따려는 여관주인 노파 내외는 물론 스스케 와 다까시까지 모두 몰려와 있었다. " 아아.......... 무사했군요~!!! " "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길래............! " 다들 갑자기 죽었다 살아온 사람을 보듯이 반가와 했다. " 아....... 졸려서...... 근데 무슨 일이세요? " 나는 좀 귀찮기도 하고 잠도 덜 깬 상태라 조금만 더 자고 싶었다. " 김상~! 큰일났소~! " 유쾌한 다까시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 예?? " " 이리와요, 저길 봐요, 저길.............!!! " 다까시시와 스스케는 나를 창가로 데리고 갔다. " 허억~~~~~~~~~~~~~~~!!! "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창문 밑에는 흰 눈위에 한 남자가 대자로 뻗어 누워있었다. 그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입도 크게 벌린 것이 무척이나 놀란 표정 이었고, 그의 가슴팍은 거머 죽죽한 것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 검은 것 위로 갈색의 무언가가 보였는데...... 바로 사시미용 식칼 의 손잡이였다. 그가 입고있는 옷, 상하의 모두 갈기갈기 찟겨져 있었고 찟긴 부위 는 모두 검게 물들어 있었다. 바로 굳어있는 피였다. 얼굴과 몸은 완전히 푸르딩딩한 빛이었고 특히 공포에 휩싸인 눈과 입 주변은 거의 검은 빛이었다. 그는 이미 시체임이 분명했다. 그 시체는 우리가 의심했던 범죄형의 고쿠모토였다. " 어째서 이런일이............ 이런일이............... " " 밤중에 무얼하려는지 나온 모양이요. 어제 없어진 하나다씨의 방에 열쇠가 부서져 있었고, 침대와 가방등 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소. 내 말을 듣지 않고 밤중에 나와서 하나다씨의 방에서 뭔가 훔치려 한 모양이요. " " 그러게 내 그러지 않았나.......... 밤은 그녀의 것이야........... 돌아다녀선 안된다고........... 바보같으니~! " 노파는 놀란 나의 뒤에서 중얼거렸다. 또 설녀의 이야기다. 난 처음엔 그 말을 전혀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설녀전설이 장난처럼 들리지 않았다. 무서웠다. 내 생애 사장 공포스런 날이었다. 설녀의 전설이어도 무섭고.... 누군가가 살해를 한것이라면....... 아아.. 그 편이 훨씬 공포스러웠다. 이 산장에는 저 두 노파와 나, 가이드인 스스케와 다까시 뿐이다. 그 중 누군가가 잔인한 살인범이라면............ 머리가 빠개질 것 같다. 고쿠모토의 시신과 함께 우리는 사라져 버린 하나다씨의 죽음도 직 감할 수 있었다. " 전화도 안되고.......... 이 눈을 파해치고 나갈 수도 없고....... 제길~! " 가장 유쾌했던 다까시 역시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말은 안했지만 우리는 모두 어느정도의 신경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 다. 고쿠모토의 시신은 아마 가장 먼저 없어진 하나다씨의 방에서 떨어 뜨린 것 같았다. 즉, 그가 하나다씨의 방을 뒤지는 동안 누군가가 나타나 그를 죽이 고 그를 던져버린 것이다. 나는 내 창밖 바로 밑에 고쿠모토의 시신을 그대로 두고 봐 야한다는 사실이 끔찍스러웠다. 그의 시신을 치우려고 하여도 눈 때문에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 다. 시신을 치우긴커녕 우리는 이 곳을 벗어날 수 없었다. 어제 새벽녘부터 눈은 그친 모양이었지만 현관문을 여는 것 조차 불 가능할 정도로 눈은 쌓여버렸다. 아마 내 목까지 닿을 정도의 눈이 내린 것 같았다. 완전한 고립이었다. " 눈이 그쳤으니 곧 구조대가 올겝니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목욕물을 데워놨습니다. 들어가십시오. " 큰일에 닥쳤는데도 여관의 노파는 연륜에 의한 것인지 침착한 태도 를 잃지 않고 있었다. 료칸의 일층에는 거실 외에 공중 목욕탕이 마련되어 있었다. 때문에 일층에 손님방은 두 개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제 까지만해도 우리는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한명씩 목욕탕을 이 용했지만 이번엔 세 명이 모두 함께 들어갔다. 안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목욕탕은 일층에 있었고...... 두명은 모두 일층에서 살해되었다. 만일 일층에 우리중 한명이 그들 대신 있었더라면 그도 죽었을지 모 른다. " 스스케씨, 설녀의 전설좀 자세히 알려주세요. " 목욕을 하던 중에 내가 물어본 말이다. 스스케씨는 가이드인 만큼 일본의 전설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많았 다. " 일본의 왠만큼 눈이 많은 지방이라면 이 설녀의 전설을 하나씩 가 지고 있지요. 설녀는 산을 지키는 산지기나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공사를 할 때 사고가 많이 나거나 눈이 오는 겨울에 등산객들이 길을 잃으면 산사 람들은 모두 설녀의 소행이라고 말합니다. 설녀는 남자의 정기(精氣)를 먹고 살아요. 해서 주로 남자를 꼬드겨 산 속에서 길을 잃게 만든 다음에 그를 얼 음으로 얼려 정기를 뽑아먹는다고 하죠. 특히 겨울 밤에 산을 혼자 타는 남자는 설녀를 분명히 만난다고 하 죠. " " 저....... 실은 어제........ 본 것 같아요. " 다까시씨가 갑작스래 한 말이었다. " 예에?????? " 우린 영문을 몰라 물었다. " 설녀........ 말입니다...... 그리고..... 도깨비 불도........ " " 어제 저녁 여러분들이 가버리시고 아무리 해도 잠이 안오지 뭡니 까... 그래서 창밖을 쳐다보는데........... 저쪽 큰 나무 아시죠?? 거기서 허여멀건한 불빛이 피어오르지 뭡니까~! 전기 불처럼 밝지는 않지만........... 분명 하얀 연기같은 불빛이 나무 에 가득 했어요. " " 전... 제가 피곤해서 잘못보았나 싶더군요. 근데 이런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목이 마른 겁니다. 혀가 바짝바짝 마르는데....... 솔직히 겁이 나서 복도로 나올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한동안 열쇠 구멍으로 복도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전....... 여관님 할아버진줄 알고...... 드디어 물을 먹게 되는구나 싶었 죠. 그런데.......... " " 그런데요? " " 그런데........... " " 제가 본건 분명.......... 설녀였어요. " " 예에???? " " 얼굴이며 머리며....... 손발이며 옷까지 모두 하얀............ 설녀였어 요~!!!! " 설녀라니...... 나는 솔직히 다까시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공포로 헛것을 보았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자신의 살인 의 혹을 덮으려 저리 말할지도.......... 그러나..... 다까시의 얼굴은 공포로 가득했고 그의 붉게 충혈된 눈동 자는 진실해 보였다. " 고민했어요. 말을 할까 말까.......... 여러분들이 이상하게 보는건 아닌가 싶어서........ 하지만 전 분명히 정상입니다~!!! 전 분명히 설녀를 보았어요. 비록 열쇠구멍으로 희미하게 본 것이긴 하지만요....... 아아....... 전 오늘아침까지 한숨도 자지 못하고 동이 트길 기다렸다 가 곧장 스스케씨에게 간겁니다. 그리고는........ 설녀가 또 한명의 남자를 데려간 것을 보고 말았습니 다. " " 으으............. 으............ " 다까시는 머리를 휙휙 젓더니 바가지로 온 몸에 물을 끼얹었다. " 촤아아아아아~~~~~~~~ " 그는 다시 벌떡 일어나더니 샤워기로 물을 틀었다. 머리가 어지러운지 그는 머리를 부비며 샤워기 아래 서있었다. " 아악~~~~~~~~!! 다까시씨~~~~~~~~~~~~~~!!! " 스스케씨와 내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 헉 으아아악~~~~~~~~~~~~~~~~~!!!!!!!!!! " 다까시씨가 틀은 샤워기에서 새빨간 핏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다까시씨의 머리로... 얼굴로... 벌거벗은 온 몸으로... 붉은 피가.......... ******************************************************* < 등장인물 소개> - 다까시 : 사가시에서 운동기구 대리점 경영. 매우 유쾌한 성격. 구릿빛 피부에 덩치가 좋은편. - 하나다 : 흰 피부에 운동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어보이는 전형적인 회사원 타입. 첫 번째 희생자. - 고쿠모토 : 왼쪽 눈 아래에 깊은 상처. 직업은 말하지 않았음. 범죄자형의 무척 힘이 세보임. - 스스케 : 관광 가이드. 도쿄에 있는 여행사에 근무 - 김명섭 : 한국 여행전문 잡지기자 -그리고 여관 주인 노파 내외. 번 호 : 3262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7 15:44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4 <4> " 으아아아악~~~~~~~~~~~~~~~~~~~~~~~~~~!!! " 다까시는 진저리를 치며 샤워기에서 벗어났다. " 이......... 이게 대체............. " 샤워기에는 계속 새빨간 핏물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우리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여관 영감님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다. " 이럴수가............... " 그가 달려올때까지 여전히 샤워기에서는 붉은 핏물이 흘러내리고 있 었다. " 그럼 여기도...... " 나는 용기를 내어 내 쪽에 있던 샤워기도 틀었다. " 촤아아아~~~~~~~ " 이상하게도 내 쪽의 샤워기에서는 붉은 핏방울이 나오지 않고 정상 적인 물이 나왔다. " 어떻게 된일이죠???? " 의문에 찬 스스케씨의 말이었다. 나는 다까시씨의 샤워기 물과 내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비교했다. " 아, 알았다~! 제가 튼 물은 찬물이고....... 다까시씨의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은 뜨거운 물이예요. 즉, 저 붉은 물은 아마 데운 후에 섞였다는 말이겠지요~! " 그렇다면........ 분명히 물을 데울 때 무언가가 들어갔다는 말이다. 물을 데우는곳........... 보일러실에 무언가가 있다~! ------------------------------------------------------ " 여기밖에 길이 없는겁니까? " " 예에...... 그렇습죠. " 우리는 보일러실을 가기위해서 엊그제 팠던 곳의 눈을 다시 밀어내 야 했다. 뜨거운 물에서만 나오는 붉은 피...... 그 이유는 보일러실에서 찾을 수 있을것이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얼마 파지 않자 건물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지하실 입구 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관 노파영감이 앞장을 섰고 우리는 그 뒤를 따랐다. 노파는 지독하게도 어두운 지하실을 등잔을 들고 앞장섰다. " 여긴 불이 없나요? " " 예에....... 그냥 등잔을 들고 다니는게 편해서요.... " 노파의 대답이었다. 지하실 복도를 조금 지나 오른쪽으로 들어가니 그 곳에 보일러 실이 있었다. " 이쪽은 뭐가 들어있습니까? " 복도의 왼쪽에 두세개의 문을 보고 다까시가 붇자 " 음..... 그저 창곱니다. 잡동사니들을 넣어둔 곳이죠. " 라고 노인이 대답했다. 보일러실은 여관이라서 그런지 무척 넓고 컸다. 정리가 잘 되지 않아 벽은 시커머 죽죽하고 온통 습기로 가득찬 곳 이었다. 아마 불이 좀 밝았더라면 이곳저곳에 피어있는 곰팡이를 쉽게 볼 수 있었으리라. 보일러실 한쪽 벽에는 벽이 반쯤 차도록 나무들이 쌓여있었다. 나무 로 작동이 되는건가? 나무로 작동이 된다면 며칠동안 못들어온 새에 불이 계속 들어올리는 없을텐데......... ? " 보일러는나무로 작동되는 건가요? " " 아닙니다. 평소에는 나무로 불을 핍니다만 이번같이 눈이 많이 와 서 지하실을 내려올 수 없을때는 비축해 놓은 기름으로 자동으로 바 뀌지요. 여러분들이 오신 그날부터 눈이 많이 와서 지하실을 들어오 지 못했으니 삼일간은 기름으로 보일러가 돌아간 셈이죠. " " 옛날 물끓이는 아궁이와 신식기계를 연결한거예요. 보일러 기사가 와서 해준건데......... 이쪽에 큰 물탱크가 물을 받아놓 고 끓이는뎁니다. 예전엔 이 물탱트에 물을 올려두고 아궁이에 나무를 떼서 물을 끓였 습죠. 새 기계로 바꿀 때 아궁이는 그대로 두고 나무연료가 떨어지면 자동 으로 석유를 뗴우게 바꿔놓았습니다. " 물탱크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의자 하나를 놓고 그 위로 올라갔다. 의자는 작지만 내 무게를 감당할만은 했다. " 보여요? " "글쎄요...물탱크 위에 뚜껑이 덮여 있는걸요........ 음.... 구멍도 없고....... 어라? 저게 뭐지? 뭐 호스가 연결되어 있는 데.... ? " 물탱크는 무슨 양철통인지 뭔지로 직경이 적어도 2미터는 되어보였 다. 높이 역시 이미터쯤은 되어보이는 커다란 통이었다. 호스가 양쪽에 두 개가 붙어있는데 하나는 양철로 된 것으로 역기나 이물질을 내보내는 것 같았고, 반대쪽의 호스는 찬 물을 보내는 호 스같았다. " 어라? 거무죽죽한 저건 뭐지? " 찬 물을 보내는 호스 주위에 약간의 홈이 패였는데, 그 주위가 거무 죽죽한 빛으로 바래져 잇었다. 그 시커머 죽죽한 것에 손을 대려 하는데 워낙 뜨거운 기운이 아래 쪽 탱트에서 올라오는 바람에 만질 수는 없었다. " 툭! " 손을 다시 오무리는데 갑자기 위쪽에서 검은 액체가 툭하고 떨어졌 다. 뭐지? 나는 검은 액체가 떨어진 위쪽을 바라보았다. " 으아아아악~~~~~~~~~~~~~~!!!!!!!!!!! " 와당탕탕탕~~~~~~~~~~ 나는의자에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 김상, 왜......... 허어억~~~~~~~~!!!!!!! " " 우와악~~~~~~~~~~!!!!!!! " " 이럴수가.........................! " 내가 비명을 지르며 바라다본 곳을 모두들 쳐다본 순간 다들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위에 바로 커다랗게 눈을 뜬 하나다씨의 머리가 우리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번 호 : 3263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7 15:53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5 <5> " 우와아아아아악~~~~~~~~~~~~~~ " 우리를 노려보고있는 하나다씨의 잘려진 머리. 그것이 보일러 물탱크 위에 걸려있었다. " 으으으.......... " 정신을 차리고 찬찬히 바라보자 머리 뿐이 아니렀다. 양쪽 팔과, 양쪽 다리, 심장, 머리가 모두 잘려져서는 굵은 밧줄로 매여있었다. 이 밧줄은 보일러실의 위에 있는 나무 기둥에 묶여있었고, 이 여섯 개의 잘리워진 몸 부위가 바로 물탱크의 위쪽에 대롱대롱 걸려져 있 는 것이었다. " 우웨에에엑~~~~~~~~~~~~~~~!!!!!!!!!!! " 결국 참지 못하고 가이드인 스스케씨가 속의 것을 올리고 말았다. " 제길, 우......... 우선 나갑시다. 나가요~!! " 난 도저히 이 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뒤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고, 이 어두운 지하실 문이 갑자기 잡겨버릴 것 같다는 공포도 밀려왔 다. 어디선가 그녀는 우릴 보고 있는걸까?? 우리가 이렇게 벌벌 떠는걸 보고있는걸까? 그 설녀라는 것이......... 우리는 마치 도망치듯이 이 지하 보일러실을 빠져나왔다. 온 몸에 몸서리가 쳐졌다. 속이 매스꺼웠다. 누구도 하나다씨의 시체를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 제발...... 구조대원이 올 때 까지 시체는 그대로 나둡시다. 도저 히...... 그걸 어떻게 할 수 없어요. " 다까시씨의 말이었다. 물론 모두 동의했다. 그 매스꺼운 시체 근처에는 다신 가고싶지 않았다. 당연히 지하실 근처에는 얼씬도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거실에 모였지만 아무도 이전처럼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할 말도 없었다. 나는 자꾸만 아까 보았던 커다란 눈의 하나다씨의 얼굴이 내 눈 앞 에서 어릿어릿했다. 그럴 때 마다 크게 고개를 저었다. 미칠 것 같았다. " 우욱........ " 또다시 스스케씨가 화장실로 뛰어갔다. 시체를 봤을때부터 계속해서 스스케씨는 토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있었고, 거의 움직이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온 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져 있었다. 다까시씨는 약간 얼굴색이 변했을뿐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 았다. 여관 노인영감 역시 그러했다. 그는 워낙 늙어서 어떤 일이도 왠만하면 놀라지 않는 듯 이전과 마 찬가지로 우리에게 차를 주거나 저녁을 준비하거나 하는 일을 했다. 물론 아무도 식사를 하진 못했다. 할머니의 경우는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충격을 받았는지 아까 시체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그녀는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 " 이제 주무실 시간입니다. " 아홉시가 좀 넘자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관노인은 우리를 이층으로 올려보냈다. 그리고 그는 꼼꼼히 우리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모두 확인한 후 저녁에는 절대 나오지 마라. 설녀에게 당한다 라는 말을 잊지않고 해준 후에 일층으로 내려갔다. 무척 피곤했고 공포에 찌든 하루였다. 단 하루만에 온 몸에 긁힌 자국과 함께 심장에 칼을 꽂은 고쿠모토 의 시체를 봤고, 그리고 가장 먼저 없어진 하나다의 토막난 몸뚱아 리를 찾아냈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자꾸 귀속에서 끼익끼익하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고 창 밖에서 무언가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 제길! " 결국 나는 죽더라도 편안하게 자다 죽는게 나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가방에 가지고 있던 수면제 한알을 삼켰다. 그리고는 수면제에 의해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 ++++++++++++++++++++++++++++++++++++++++ ---------------------------------------- " 끼이익~ " 스스케의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주위는 완전히 어두웠다. 그는 조명펜을 들었다. 어둠속에서도 글씨를 쓸 수 있도록 발명된 신제품 펜이었다. 그 펜의 꼭지를 누르면 약하긴 하지만 작은 불빛이 나온다. 스스케는 그 작은 불빛에 의존에 복도로 빠져나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김명섭의 방문 앞에 다가갔다. " 김상, 김상....... 이봐요, 김상. " 그가 김명섭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두들겼다. 주위는 완전히 고요했고 스스케는 매우 조심스럽게 방문을 두들겼 다. " 벌써 잡니까? 김상~ 김상? " 김은 이미 수면제의 효과로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 자는군. " 스스케는 포기하고 뒤를 돌아 자신의 방을 향해 한발을 내디뎠다. 낡은 나무로 된 복도는 발을 한발 내디딜때마다 소리가 났다. " 끼이익 " - 끼익........... " ............ ? " 그가 다시 한발을 내디뎠다. " 끼이익 " - 끼익............. 이상했다. 그의 발자국 소리만이 아닌 것 같았다. 분명 작고 약하긴 하지만 무언가 다른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 끼이익 " - 끼익........... 덜덜덜........ 스스케의 손발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고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 렸다. 무언가 있다. 무언가....... " 끼이익 " - 끼익........... 스스케는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다 보기로 했다. 서서히.......... 서서히..........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 허억~~~~~~~~~~~~~~~~~~~~~~~~~~~~! " 스스케는 공포에 질려 비명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 끼익............. 끼익.............. 끼익......... 끼익........ 끼익... .. 낡은 나무위로 빠른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스스케의 앞으로 다가왔다. 스스케의 손발은 극심한 공포로 마비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 으........... 으으.......... 으아아........................... " 스스케는 완전히 입까지 마비되어 비명도 지를 수 없었다. " 케에에엑~~~~~~~~~~~~~` " 푸우우우욱................!!! 이상한 짐승 소리와 함께 커다란 식칼이 스스케의 배 위에 꽂혔다. " 우웁...... 우우우우욱................! " 스스케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입과 가슴에서 새빨간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죽음의 순간에도 그의 눈은 커다랗게 열려 있었다. 설녀........... 새하얀 설녀............ 설녀.............! 번 호 : 3290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9 19:41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6 <6> " 우욱....... 제길~! " 미칠 것 같다. 이따위 일이라니~! 눈 속에서 죽는 일이 있더라도 이곳을 떠나야 할 것 같다. 제길~! 입에선 욕밖에 나오질 않는다. 나는 그저 멍한 눈빛으로 스스케의 시체를 바라볼 뿐이다. 대체 먼 이국땅까지 와서 내가 왜 이런~! 제에길~! " 우와아아악~~~~~~~~~~~~~~~!! " 다까시의 커다란 비명 소리를 듣고 문을 열자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스스케씨의 비참한 시체였다. 다까시는 단말의 비명 후에 꼼짝도 하지 못한채 그의 방 문앞에 서 있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 한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일본땅에서 나를 가이드 하던 그 스스케씨가 차디찬 시체로 내 방문 앞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그의 배에는 짐승을 잡을때나 쓰는 커다란 식칼이 꽂혀있었다. 명치 중앙에 정확히 칼이 꽂혀있었다. 제대로 욱!한번 소리도 못지르 고 죽었음에 틀림없다. 그의 온 몸은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온 몸은 마치 숫가락으로 밥통을 긁듯이 어떤 흉기로 정신없이 북북 그어댄 것 같았다. 때문에 온 몸에는 날카로운 흉기로 긁힌 자국들 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였고, 입고 있던 옷도 갈기갈기 찟어져 있었 다. 삐져나온 알몸들은 모조리 껍질이 벗겨질 정도로 헤져 있어서, 그 해진 부위로 검붉은 핏덩이가 굳어 있었다. 마치 피바가지를 온 몸에 붓고 죽어있는 것 같이 말이다. 그야말로 끔찍한 시체였다. " 우와아아아아악~~~~~~~~~~~~~~~~~~~~~~~~~~~~!!!!!!!!!!!! " 다까시는 한참이 지난 후에서야 머리를 감싸쥐고 또다시 커다란 비 명을 질러댔다. " 이게 대체........ " 비명을 듣고 뒤늦게 이층으로 올라온 두 노파 내외는 비참함 스스케 의 시체를 보고 그저 아연실색할 뿐이었다. " 우우................ 우우.............. 우욱....................! " 쾅~! 나는 그대로 내 방의 문을 닫아 버렸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는다. 정신을 차려라~! 정신을~! 미칠 것 같았다. 그들이 말하는 설녀......... 설녀의 소행이거나...... 너무나도 끔찍한 미치광이와 이곳에 갇혀 있는 것이다. 단 한발자국도 움직 일 수 없는 이곳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정신을 차려야 해~!!!! 설녀든 미치광이 살인범이든 어쨋든 다음 희생자는 내가 될지도 모 른다. 온몸의 감각들이 곤두서서 팔과 다리가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렸다. 그러나 살기 위해선 정신을 차려야 했다. 나는 살아야 한다. 이대로..... 이 젊은 나이에 죽을 수 없다. 게다가.... 거렇게 고통스럽고 비참하게는.................! 나는 식사와 거실에 내려가는 것을 거절한 뒤, 산장에 처음 왔을 때부터 정황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 다. 노인 말로는 다까시 역시 그의 방에서 꼼짝 않고 있는다고 했다. 그도 심한 충격을 받은 것일까.......? 누가 범인일까....... ? 대체 누구일까....... ? 누가...... 왜....................??????? ' 첫 번째 실종자 하나다씨부터 생각해 보자. 하나다씨는 엄청난 보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당시 이야기를 들 은 사람은 나와 다나까, 스스케였다. 하지만 우리 세사람만이 그 이 야기를 들었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방음시설이 잘된 건물도 아니 고...,.... 몰래 엿듣자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은가~! 하나다씨는 가장 첫날 살해되거나 실종된 것이 분명하다. 건물 내에는 숨길 곳은 없다. 우리는 온 여관을 다 뒤지며 찾아봤으 니까. 엇?????? 이상하다~! 이상해......!!!!!! ' 그렇다~! 분명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역시 하나다씨는 우리가 그를 찾고 있었을 때 역시 지하실에 있었을 것이다. 이미 살아있든 죽었든 간에....... 그런데..... 그는 어떻게 그날 지하실로 갈 수 있었을까? 우리는 하나다씨가 없어지자 하나다씨가 빠져나간 것으로 보이는 뒷 문의 눈을 쓸어냈었다. 왜냐하면 하나다씨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듯 했기 때 문이었다. 그러나....... 그건 틀린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밖으로 나있는 흔적은 겨우 문을 열어젓힌 정도밖엔 있지 않았고 문을 연 정도로는 이 집의 지하실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뒷문 을 열고 옆쪽으로 2-3미터는 눈을 더 밀어내야 지하실 문이 열리니 까....... 그렇다면............. 하나다씨는 어디를 통해서 지하실로 간 것인가? ' ' 두 번째, 고쿠모토의 죽음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모두 그를 의심 하고 있었다. 그가 만일 첫날 하나다씨의 보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가 하 나다씨를 죽이고 보석을 훔친다는게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는 죽었다. 죽은 후 고쿠모토는 눈 위로 던져져 있었다. 하나다의 방에서 살해 를 당해 누군가가 밖으로 던져 놓은 것으로 보인다. 고쿠모토는 왜 하나다의 방으로 간 것일까? 정말로 보석을 훔치기 위해서일까? 그렇다면 왜 그는 살해를 당한걸까? 누가 그를 죽인걸 까? 그 덩치 큰 고쿠모토를 혼자서 창 밖으로 던지는 것은 덩치 큰 나나 다까시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하나다의 몸을 토막토막 자르고 천장 기둥에 줄로 매어 두는 일도...... 역시 혼자서는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면........ 범인은 한 명이 아니다!!!!! ' 하나가 아니다...... 나는 이때 번뜩 늙은 여관 노파 내외가 생각났다. 두 사람이라면........ 어떨까? 하지만..... 늙은 두 노파가 왜 사람을 죽인단 말인가? 돈 때문에??? 그렇다 충분히 동기가 된다. 여관에 묵은 모든 사람들이 죽고...... 갑작스런 일이었기 때문에 우리 가 여기에 묵었다는 것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모든 사람들을 죽인 후에 그들이 가진 돈을 모두 가로챈다면....... 그 들로선 이유가 될 듯 싶다. 그러나.................... 나는 사람좋아보이는 두 노파를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 고쿠모토도, 스스케도 동일한 방식으로 살해되었다. 우선, 미치광이 살인자는 커다란 칼로 그들의 명치와 가슴을 꽂아 죽였고, 그 다음엔 이미 죽은 시체를 잔인하게 온 살갗을 날카로운 다른 흉기로 헤질때까지 긁혔다. 그것은 단순히 돈을 위한 살인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토록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정상인으로 가능한 것인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단 말인가~! ' 그렇다. 단순한 돈이 이유라면 불가능한 살인이었다. 고쿠모토를 창 밖으로 던지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의 인원은 둘..... 두 명 이상의 살인범. 여기에 초점을 맞춰보자. 고쿠모토가 죽기 전에 살아있던 손님들이라고는 나와 스스케, 다까 시 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스스케의 시신은 죽은 그 자리에서 옯겨져 있 지 않았다. 그렇다면 혼자서도 충분한 살인......... 그렇다면 스스케와 다까시가 공범이 되어 고쿠모토를 죽이고.... 다까시가 마지막으로 스스케를 죽였다............. ? ' 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 아니야, 아니다. 왜 다까시와 스스케가 그런 일을 했겠는가. 분명 둘은 이전에 알던 사이도 아니었고...... 특히 스스케씨와 내가 이 산장에 온건 완벽한 우연이다. 그런 스스케씨가 다까시와 짜고서 살인을 했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 이다. 그럼 대체 범인은 누구................ ? ' ' 설녀.......................... ' 다시 설녀에 생각이 미쳤다. ' 다까시는 분명 거짓이 없이 공포에 가득한 얼굴을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같지는 않았다. 그가 말했다. 설녀를 보았다고........ 새하얀 머리에 새하얀 얼굴...... 새하얀 옷을 입은 설녀를.............. 설녀.......................................! 과연 범인은 설녀인가? 아니, 아니야! 설녀라니....... 말도 안되는 얘기다. 아아....... 말도 안되는 일이야~! 설녀라니...........! 그렇다면........ 우리가 모르는 제 삼의 인간이 있는건 아닐까? 이 여관 안에..... 우리가 모르는 미치광이가 있는건 아닐까???????? ' 머리가 아파왔다. 몇가지 문제는 정혀 풀리지 않는다. ' 첫째는 하나다씨가 어떻게 지하실로 갔는가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범인이 공범이라면........ 공범이 될 수 있는 자는 누구와 누 구일까? 세 번째, 다까시가 열쇠구멍으로 보았다는 새하얀 모습의 인간은 누 구일까? 넷째, 살해의 동기는 무엇인가?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모두가 의심스럽고, 또한 모두가 의심스럽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살해당하고 싶지 않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머리가 산산히 부서질 것 같았다. **************************************************** @ 요즘은 글쓰는 이외에 무얼 하고 사는지 통 모르겠습니다. 전 백수였던가요? 난 뭐하고 살았었지??? @ 글쓰는게 참 즐겁습니다. 글쓰는 자체도 좋지만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솔직히 젤 큰 힘이 됩니다. 아마 다른 작가분들도 글을 읽어 주는 여러 독자들의 격려로 힘 들지만 열심히 글을 올리실 겁니다. 번 호 : 3291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29 19:44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7 <7> - 끼이익........ 귀 속으로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 끼익........ 끼이익.......... 나는 수면제 탓인지 아직도 온 머리가 몽롱하고 두통에 휩싸여 있 다. 머리는 지끈 거리고 열이 펄펄 끓는 듯 하다. ' 여긴 어디지? ' 나는 어느새인지 거실 안락의자에 기댄채 깜빡 잠이 들어 있었나 보 다. 내가 언제 거실에 내려왔더라...............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눈 만을 살짝 뜰 수 있을뿐 온 몸이 가위에 눌린 듯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 끼이익....... 퍼뜩 정신이 든다.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내 앞의 안락의자엔 깊이, 편안하게 앉아서 눈을 감고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있는 다까시씨가 보였다. 나는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안도했다. 거실 안은 언제나처럼 어두침침했고 불빛이라고는 벽난로에서 비치 는 붉은 불빛 뿐이었다. -끼이익........ 저 삐걱거리는 낡은 나무 마루는 나의 신경을 긁어 놓는다. -끼이익.... 무언가가 들어왔다. 나는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고.... 겨우 실눈을 떠서 누군가 들어오고 있는 거실 입구를 바라볼 뿐이었 다. 거실도 어둡지만 불빛 한점 없는 거실 밖은 거의 어둠에 가깝다. 처음 들어올 때도 느꼈던 것처럼, 이곳은 커다랗고 오래된 나무의 어두운 둥지 안 같다. 들어온 사람은 누굴까? 나는 그를 보려 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가늘게 눈 뜬 내게는 다만 목 아래쪽만이 보인다. 누구인지 보려고 눈을 크게 떠보지만 마치 몸은 내것이 아닌양 뜻대 로 움직여 주질 않았다. " 크으흐흐흐............ " 징그런 웃음소리가 들렸다. 얼어있는 내 몸의 구석구석까지 소름이 돗았다. 살인자다~! 나는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내 손발은 전혀 움직이질 않는다. " 크으흐흐흐....................... " 거실로 들어온 자의 손이 서서히 움직였다. 그의 오른 손에는 시커멓고 커다란 것이 들려있었다. 도끼였다! 커다란 도끼. 장작을 패는데 사용하는 녹슨 커다란 도끼가 들려있었다. " 크으흐흐흐..... " 그자는 음흉하게 웃으며 다까시씨의 앞으로 다가갔다. << 다까시씨~! 자면 안돼요~! 일어나요~! >> 나는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 소리는 내 목에서 멈춰서서 그 누구도 들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 아아..... 누가 와줘요... 제발..........! 다까시씨~! 일어나요 제발~! 일어나요~~~~~~~~~~~~~~~!!!!!!!! >> 살인자의 오른손에 들린 도끼는 점점 높아져서 이미 다까시의 목 위 로 올라와 있다. << 다까시~!!!! 눈을 떠엇~~~~~~~~~~~~~!! >> 아무리 소릴 질러도 내 입에선 신음 소리 조차 나오지 않았다. 번쩍~!!!!!!!!!!!!! 그 순간~! 내 소리를 들은 듯이 다까시의 부리부리한 눈이 번쩍 떠 졌다. " 크에에에엑~~~~~~~~~~~~~~~~~~!!! " 푸화아아악~~~~~~~~~~~~~~~~~~~~~~~~!!! .............사방에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다까시가 눈을 뜨기 전에 살인자의 손에서 이미 도끼날이 번쩍거린 것이다. 다까시의 목은 반듯하게 잘려나가 삐걱거리는 그 낡은 마루바닥으로 굴러 떨어졌고, 그의 남아있는 몸뚱아리에서는 쉴새없이 핏물이 솟 구쳤다. 깨끗이 잘려나간 목에서는 분수처럼 피가 터져 나왔고 미치광이 살인범은 그의 피를 손으로 받으며 인간이 아닌 이상한 음 성을 내고 있었다. " 케케케케....... 케케케케케....... " 살인자는 다시 작은 나이프를 꺼내더니 다까시의 몸뚱아리를 파기 시작했다. . 마치 감자 껍질을 벅벅 벗겨내듯이 작은 나이프로 신장과 팔, 배, 다 리를 박박 긁는다! " 케케케케케~~~~~~~~~~~~~~~~~~~~ " " 우우욱..............! " 소름이 끼칠듯한 그 상황 속에서도 나는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속 은 메스껍고 이물질은 내 몸에서 빠져 나오려 발버둥을 쳤지만 내 몸은 그들의 움직임을 전혀 허락하지 않았다. 이대로면 죽는다. 움직여야돼! 움직여야돼~! 움직여야돼~~~~~! 살인자는 다까시의 목에서 나오는 피가 눈에 띄게 줄었을 때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나는 그 미치광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아랫도리는 온통 다까시의 피로 붉게 물들어져 있었고 녹슨 커 다란 도끼 역시 시커머 죽죽한 피가 엉켜 있었다. 일어나야 된다. 일어나야 된다. 아아.... 일어나야 된다~! 그러나 내가 안절부절 할수록 내 몸은 더더욱 더 강하게 나를 옭아 맸다. 마치 무엇인가 내 위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내리 누르듯이 말이다. 미치광이는 서서히 내게로 다가왔다. -끼이익........ 소름끼치는 낡은 마루바닥의 소리가 고막을 터뜨릴 듯 크게 울렸다. - 끼이익....... " 크크크크............. " 미치광이는 이미 내 앞에 바싹 다가와 있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 제발......... 제발.............. 데구르르.... 미치광이의 뒤로 커다랗게 눈을 뜬 다까시의 머리가 굴렀다. 다까시의 잘린 머리는 이상하게 피 한방울 묻어있지 않았다. 그 잘린 머리가 뚫어져라 나를 노려봤다. 왜 ......... ! 왜 나를 노려보는거지..............? 왜..............? 사........ 살려줘......... 살려줘............!!!!!!!! " 케에헤헤헤헤........... " 미치광이의 소름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의 오른 손에 피로 엉겨붓은 거대한 도끼가 천천히 내 머리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으우우와아아아아아아아악~~~~~~~~~~~~~~~~~!!!!!!!!!!!! " 갑자기 나를 눌렀던 모든 것들이 일시에 나를 놓았다. 그순간 내 입에서는 찟어지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고, 나는 거의 반사행동처럼 그 살인자의 목을 누르고 탔다. 미치광이는 갑작스런 내 행동에 그대로 마룻바닥 위로 내동댕이 쳐 졌고. 나는 그의 위를 타고 올라 죽을 힘을 다해서 목을 눌렀다. 그 순간~! 나는 그 미치광이의 얼굴을 보았다. " 하............. 하나다......?????????????!!!!!!!!!!!!!!!!!! " 순간 내가 죽을 힘을 다해 누르고 있던 하나다의 목이 툭 떨어져 나 갔다. " 케에헤헤헤헤~~~~~~~~~ " 하나다의 잘려진 목은 소름끼치는 짐승의 소리로 나를 비웃었다. " 케에헤헤헤헤~~~~~~~~ " 내가 타고 누른 하나다의 온 몸은 시체를 발견한 그 모습처럼 한 토 막 한 토막이 뿔뿔히 잘라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 우와악~~~~~~~~!" " 우와아아아악~~~~~~~~~~~~~~~~!!!!!!!! " 나는 하나다의 몸통에서 얼른 일어나 구석으로 몸을 피했다. 이럴수가...... 하나다였다니....... 하나다 였다니........ 죽은 하나다의 시체가...... 시체가..........!!! " 케에헤헤헤헤~~~~~~~~~~~~~` " 잘려진 하나다의 목이 나를 바라보며 소름끼치는 웃음을 웃고있었 다. " 케에헤헤헤.............................. " 그의 목이 징그러운 웃음을 보이며 내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 없이 뒷걸음 쳤다. " 우와아아............... 우와아아..................... 우와아아아아악~~~~~~~~~~~~~~~~~~~~~~~~~~~~~~~~~~~" *************************************************** 김전일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고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으리 라 생각됩니다. (아래 깻두님 말고도 이 글을 읽은 제 친구 역시 그 런 말을 하더라구요) 우선 확실히 해둘 것은 이 공포의 산장은 김전일의 패러디가 아니 며.... 분명한 창작의 글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분명 여러분들은 김전일 이야기의 분위기를 이 글에서 느끼 실 수 있을겁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김전일의 분위기를 이 작품에서 전달하려 노력했 습니다. 제가 전일이를 읽었을 때 느꼈던 등골에 흐르는 그 식은 땀......., 뭔가 모를 그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사 실입니다. 그러고 보니...... 김전일의 이야기에 항상 나오는 고립.... 고립 속의 연속 살인...... 아주 비슷한 설정이긴 하군요.(여기까진 생각 못했었네~) 후후...... 하지만 진짜 이건 창작인데........ 아.........! 그리고보니 글의 모티브는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을 혼자 못가게 했던 이야기...... 교회 선생님이 해주셨던 어떤 옛날 얘기에서 가져오긴 했습니다. 후후.......... 분위기를 살리려 무진 노력한 작품인데.......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지요.........? 결말을 기대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될까..........?) @ 머리가 좋으면 좀더 그럴듯하게 할 수도 있을텐데...(T.T) 저도 전일이 같은 멋쥔 추리와 <범인은 너~!> 뭐 이런 글도 썼 음 좋겠쥐만..... 아아...... 어머니 으흑........ 왜 절 낳으셨나요~! 꽝꽝꽝~ 꽈광 꽝꽝~!(벽에 머리 박는 중) @ 이머리로 <공포산장>과 <巫>를 동시에 올리자니.... 딸리네요! 흑! @ 여튼 巫 이외의 글들 중에 처음으로 추천을 받아 감계무량~흐뭇~ 번 호 : 3302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30 13:32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8 <8> " 김상~! 김상~!! " " 우와아아아아악~~~~~~~~~ " 나는 눈을 번쩍 떴다. 내 앞에 다까시의 커다란 눈이 보였다. " 괜찮아요?? 악몽을 꿨습니까? " 나는 허리를 세워 곧게 일어섰다. " .............. 제가..... 잠이 들었었나요? " " 예, 김상.......... 비명 소리가 들리길래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악몽을 꾸는 것 같아서 제가 깨웠어 요. " " 아아..... 꿈이었군요..... 꿈이었군요....... " 나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꿈속에 나왔던 잘려진 하나다씨의 눈동 자가 어둠속에서 보였다. "헉~! " 나는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 괜찮습니까, 김상? " 다까시는 진심으로 날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랬다. 이제 손님이라곤 우리 둘밖에 없다. 우리 둘밖에.......... - 꽈악~!!! " 다까시씨~!!!!!!! " 나는 다까시의 양 손을 꼭 쥐었다. " 우린 살아야 합니다. 죽어선 안됩니다~!!!!!! 저 미치광이 살인자에게 살해당해선 안됩니다~!!!" 다까시는 갑작스런 내 행동에 놀라는 눈치였지만 곧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그도 내 손을 꽉 쥐었 다. " 김상~! 그래요~! 우린 죽을 수 없어요~~~~~!!!! " 우리는 온 힘을 다하여 서로의 손을 붙잡았다. ---------------------------------------- " 절대로 밖으로 나오시면 안됩니다. 밤은 설녀의 것이니까요........................" 설녀의 이야기를 마치며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여 관 노인 영감이 내 방을 나갔다. 벌써 시간은 아홉시 사십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나와 다까시는 저녁 내내 내 방에서 지금까지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한가지 결심을 해 두었다. -끼익~끼익~............................ 노파가 아래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고 복도는 완 전한 침묵의 공간이 되었다. - 똑똑~ " 김상, 접니다, 다까시. " 문을 열자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다까시가 내 방 으로 들어왔다. 다까시가 들어온 후에 나는 곧 문을 닫았다. " 과연 나타날까요? " 불안한 다까시의 질문. 나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 지다. " 증인을 없애야 하니까 반드시 우리도 죽이려 들 겁니다. 이대로 우리 두 사람이 살아남아 경찰과 함꼐 온다면 그 미치광이 살인자는 붙잡히게 될테 니까요. 이제 눈이 멈춰 본격적으로 구조대의 활동도 시작 됐을겁니다. 이곳에 그들이 도착하는 것도 오늘, 내일이예요. 미치강이 살인자는 그 전에 반드시 우리 모두를 죽이러 올겁니다. " " 그렇겠죠......... " 다까시와 나의 결심은 그 미치광이 살인자를 잡는 것이었다. 솔직히 두 사람의 힘과 덩치라면 왠만한 서너명과 대적해도 될법한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하지 못 한 것은 바로 공포 때문이었다. 공포............ 미치광이 살인자 보다 가장 두려운 존재는 바로 공포. 공포 그 자체였다. 나는 열쇠구멍으로 연신 복도 밖을 바라다 보았 다. 다까시씨의 방은 완전한 어둠이었고, 내 방 역시 마찬가지로 불을 꺼 놓았다. 과연 모두를 죽인 그 미치광이는 올 것인가........? 난 반드시 올거라고 확신했다. " 다까시씨~!! " 나는 엊 저녁부터 낮동안 역시 한숨도 못잔 탓인 지 침대 모서리에 기대 꾸벅꾸벅 졸고있던 다까시 를 발로 찼다. " 예... 예에...... ? " " 쉬잇~! " 놀라하는 다까시에게 나는 이리 가까이 오라는 손 짓을 했다. 내 방 안은 창밖에 싸인 흰 눈으로 인해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왠만한 물건들은 보일 정도였다. 마치 새벽이 오는 길목에 새파람을 간직한 창가의 방처럼 내 방 안은 그 차디찬 푸르름을 간직한 눈 의 조명을 받고 있었다. " 뭐....... 뭐가 있나요? " 소리죽여 말하는다까시에게 나는 나무문의 벌어진 틈새기를 가르켰다. 그도 나도 숨죽여 밖을 바라봤다. - 끼이익............ 분명 사람의 발자국 소리였다. 그러나.... 잠에 빠져 있었더라면 거의 들을 수 없 었을 정도로 그 발자국은 작았다. 아마 무척 조심스런 자이거나 무척 가벼운 자의 발자국 소리 같았다. - 끼이익...... 낡은 나무 위로 들리는 발자국 소리는 저편 계단 끝에서부터 점차 우리들이 있는 이곳으로 가까이 들리고 있었다. 느리고 매우 조심스럽게...... - 딱딱...... 갑자기 나도 모르게 윗니와 아랫니가 맞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다까시도 나도 깜짝 놀라서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워낙 긴장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가 맞부딪친 것이었다. 공포의 산물이었다. 복도의 누군가는 워낙 작은 소리라 내 이 소리를 물론 듣지 못했을 것이었다. - 끼이익....... 소리는 점점 가까워 졌다. -끼이익.............. 드디어 그 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오.. 이런 일이................. 말도 안돼~! 이런................. 이런일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나오 다까시는 그저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도 나의 손과 마찬가지로 수전증에 걸린 사람마냥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어떻게 이런일이...........! 우리의 눈앞에 나와있는 것은 설녀......... 말로만 듣던 설녀였다! 기다랗게 늘어뜨린 머리는 허리에 닿고........ 옷 밖으로 나온 손과 발이 새하얀....... 설녀! 그녀의 긴 머리는 완전한 백색이었고....... 얼굴은 인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새하앴 다. 오른손에는 검고 커다란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단 그녀의 기다란 스커트 만은 뭔가 이물질이 잔 뜩 묻어 무척 더러워 보였다. 난 알 수 있었다. 그 이물질들이 무엇인지..... 피... 피............. 피...................... 그녀가 죽인 자들의 몸에서 흘러내린 수많은 피........... 피의 자국이었다. 나는 어두운 복도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인데도 하얘 보이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잡 으려 했지만......... 그러나.......... 분명 내 바로 옆에 있는 다까시는 어둠속에서도 분명 황인종의 색으로 보이지 않는가~!! 이럴수가.... 이럴수가....... 그럼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설녀의 소행이었단 말 인가? 정말....... 정말로 설녀가 존재했단 말인가~!!! 이럴수가..............!!!! 그 새하얀 설녀는 다까시 방의 옆 벽에 붙어 있었 다. 그대로 꼼짝을 않고 맞은편 방문을 바라다 보 았다. 그 방은 어제 죽은 스스케씨의방 이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이 다시 내 방문을 바라다 보 았을 때~!!!! 얼마나 무시무시하던지 우리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뻔 했다. 그러나 설녀는 벽에 붙어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홀로 그렇게 서 있었다. " 기.......... 김상........ 저......... 저거...........? " 최대한도로 소리를 죽인채 말하는 다까시가 가르 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다까시씨의 방 문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저 곳에서 잠을 자고 있어야 할 다 까시.......... 그는 내 방에 있는데 무슨 일이 있는것 인가? 나느 유심히 그의 방을 바라다 보았다. - 휘우우우............. " 저게 뭐지? " 다까시의 방문 밑으로 이상한 연기가 뿜어져 나오 고 있었다. 대체 저건............??????? 번 호 : 3303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30 14:13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9 <9> 연기........ 연기........... 방에서 나오는 연기............. 스팀.............. 그렇다~! 스팀~!!! 스팀 연기다. 스팀 연기가 다까시의 방에서 정신없이 뿜어져 나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 스팀 연기 같아요. " 나는 내가 느낀 것을 말했다. " 스팀..... ? 그럴 리가......... 아까..... 분명히....... 여관주인노인이 스팀에 손을 본다고 했었는데................ 분명히............ " 다까시의 의문에 찬 목소리가 들린다. 아아........ 알았다......... 알았다....... 알았어...........! - 똑똑 연기가 조금씩 뭉개뭉개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설 녀는 다까시의 방문을 작게 두드렸다. 그녀가 방문을 두드리는 순간 나는 모든 시나리오 가 내 머리속에서 착착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스팀이 과도하게 나온다........ 만일 다까시가 잠이 들지 않았다면 방 밖으로 나 와 도움을 구하거나 주인내외를 부르겠지. 그렇지 않고 완전히 잠에 빠져들었다면....... 저 노크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일어나서는 연기 에 가득찬 방에 놀라면서 문을 열겠지..... 누군가가 저 스팀의 고장을 알고 고치기 위해서 온걸로 말이야..... 누군가가 온걸로 ..............!!!!!!!!!!! " 다까시 잡읍시다~!!! "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문을 활짝열고 뛰어나갔 다.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란 다까시도 곧 준비해둔 각목을 들고 내 뒤를 쫏아 나왔다. " 이 살인범~!!! 무기를 내려놔랏~!!! " 내 소리에 설녀, 아니 그 살인범은 눈에 띄게 깜 짝 놀라며 뒤를 바라다 보았다. 가까이서 보아도 인간이 아닌 새하얀 빛의 설녀가 맞았다. 그 미치광이 설녀, 살인범은 매우 당황한 빛이 역 력했다. 다까시와 내가 이 방에 함꼐 있으리라곤 상상을 하지 못했으리라. 그래. 분명 여관 노파가 문단속까지 꼼꼼히 보고 내려갔으니까.... " 휘이잉~~~~~~~~~~~~ " 설녀의 오른손에 들린 커다란 흉기가 눈 앞을 스 쳤다. " 우웃~! " 나는 급히 뒤로 피하며 설녀를 향해 발을 뻗었다. " 퍼억~! " 발에 느낌이 왔다. 뒷발로 설녀의 배를가격했다. 정통으로 들어간 듯 싶었다. " 으허억...................! "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설녀는 무너져 내렸다. 나는 곧 그녀의 오른손을 밟았다. " 크으윽...............! " 역시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녀의 손에서 커다란 흉기를 빼앗아 들었 다. 짐승의 포를 뜨는 용의 길고 네모다랗게 생긴 큰 사시미 칼이었다. 쉬었다. 너무나 쉬웠다. 이게 설녀람 말인가? 보통의 여자처럼 작고 힘없고 깡마른........ 이것이 설녀란 말인가? " 다까시, 불을 켜요. " 내가 소리를 지르자 뒤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던 다 까시가 내 방의 불을 켰다. " 우와아아악~~~~~~~~~! " 완전한 어둠 속에서 강렬한 형광등 불빛이 켜지자 살인범, 설녀는 외마디 비명을 질르며 눈을 가렸 다. 빛이 두려운 듯이.... 그렇게......... " 이 살인범~!! 네가 모두를 죽였지~! 네가....... 네가..............!!!!!!!!!!!! " 다까시는 그녀에게 달려들어 힘껏 멱살을 쥐었다. " 이........... 이.................. 이년이 다 죽였어, 다...... 다아아아아~~~~~~~~~~~~!!!!!!! " 다까시는 실성한 사람마냥 그녀의 멱살을 잡고 흔 들어댔다. 설녀는 무척이나 마른채구여서 커다란 몸집의 다 까시가 흔드는 대로 이리저리 힘을 잃고 흔들렸 다. " 그만둬요, 다까시. 아까 준비해둔 밧줄을 가져 오세요, 어서~! " 나는 다까시를 나무란 후에 준비해둔 밧줄로 그녀 의 몸통을 둘둘 감았다. 이층 복도 끝은 아직도 어두웠다. 그러나 불켜진 내 방의 불빛으로 이제는 우리 앞 에 있는 그녀의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불빛 아래 봐도 확실했다. 새하얀 얼굴..... 인간같지 않은 새하얀 얼굴....... 너무나 하얘서 푸르른 빛까지 나는 얼굴과 손, 발......... 그리고 피가 절어있는 지저분한 스커트.......... 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회색 비슷한 이상한 빛깔의 눈동자........ 그녀의 길고 흰 머리가 앞으로 내려와 이마와 온 얼굴을 가렸다. " 네 정체가 뭐냐? " " 넌 누구냐? " 내 말을 듣는건지 마는건지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 이 년아~~~~!! 말을 하란말이얏~~~~~~~!!!! 넌 귀신이냐, 인간이냐, 귀신이냐, 인간이냣~~~!!!" 다까시는 또다시 이성을 잃고 그녀의 목덜미를 잡 았다. " 네가 죽였지, 네가 죽인거지~! 네가 죽였어어 어~~~~~~~~~~~~~~~~~!!!!!!!! 어.........어어.............!!!!!!!! 우....... 우와아아아아악~~~~~~~~~~~~~~~~~~~~!!!!!!!" 갑자기 그녀의 멱살을 잡고 흔들던 다까시가 비명 을 지르며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 다까시씨, 왜........ ? " 나는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감싸쥔 허벅지에서 붉은 피가 묻어나오 고 있었다. " 이이....런 ~! " 설녀의 왼손에는 날카롭게 생긴 것이 반짝 거렸 다. 몸통에 팔을 붙여서 묶어놨기 때문에 그녀는 손목으로 가까이 다가온 다까시의 허벅지를 찌를 수 있었던 것이었다. - 퍼억~! 나는 다시 발을 휘둘렀다. " 끼아아악~~~~~~~~~!! " 설녀의 외마디와 함께 내 발에 맞은 그녀의 왼손에서 작고 반짝거리는 것이 마루바닥으로 떨어졌다. " 세상에~!!!!!! " 시체들은 커다란 칼로 심장이나 배를 관통당해 죽 은 후에 작은 흉기로 온몸을 긁힌 상처가 나있었 다. 이 작은 것이 바로 그 작은 흉기...........! 나는 떨어진 날카로운 끝을 가진 작은 포크를 주 워들었다. 이럴수가.......! 죽은 시체를 이 포크로 헤질ㄸ까지 박박 긁었단 말인가.........! 온 몸에 피를 흘리고 상처의 빈틈이 없을때까지.... 그렇게.......... 긁어댔단 말인가........!!!!! 끔찍했다. " 이년이~!!! 죽고싶어어어~~~~~~!!! " 그 사이 다리를 절룩거리며 설녀에게 다가온 다까 시가 사정없이 그녀의 빰을 휘갈기기 시작했다. " 죽어~! 죽어~! 죽어어어어~~~~~!!! " -쫙, 쫙, 쫙, 쫘악, 쫘아악~~~~~~~ " 이봐요, 다까시~! " 내가 말리는 것도 아랑곳 없이 다까시는 정신없이 그녀의 양 빰을 사정없이 갈겼다. " 그만둬~! 그만두쇼~! 제발 그만둬요옷~~~~~~!! " 어두운 복도 끝에서 날카로운 음성이 들렸다. " 그만둬요....... " 소리를 지른 사람은 여관 주인의 늙은 아내였 다. 그녀의 뒤로 주인 영감의 모습도 보였다. 번 호 : 3316 게시자 : 문성실 (sillll) 등록일 : 1998-10-31 21:17 제 목 : [짧은얘기] 공포의 산장 10(마지막) <10>- 마지막 거실에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작은 벽난로의 붉 은 불빛만이 존재한다. 복도는 어둡고, 거실도 어둡다. 문 밖의 눈에 덮힌 세상도 무척 어둡겠지....... 무엇도 바뀐 것 같지 않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한 여관집 늙은 할머니 는 우리를 위해 따끈한 차를 데워다 주고...... 여관에 모인 손님들은 모두 안락의자에 깊이 앉아 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그러나 모든 것은 바로 몇시간 전과 완전히 틀리 다. 벽난로 불빛으로부터 가장 멀리 저 구석에 밧줄로 꽁꽁 묶인 새하얀 얼굴의 설녀가... 그토록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던 그 설녀가 앉아있고, 주인인 여 관노파가 손님용 안락의자에 허리를 구부리고 앉 아서 끔찍한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 하고 있다. " 제 나이 마흔이 넘고, 여편네 나이 서른마지막 에 애를 났습니다. 가질 수 없을 줄 알았던 귀한 공주가 탄생했습죠. ............... 그러나.................. 늙으막에 애가지는 것이 무슨 죄라고...... 하늘은 우리에게 벌을 하나 내려주었습죠. ...............딸년은 몹쓸 병에 걸렸습니다. ....................백색증이란 병입니다. 몸 속에 색소가 거의 없는가봐요. 머리는 빠지 고..... 그나마 남아있는 머리카락은 흰색입죠. 온 몸은 그야말로 백지장의 빛깔이고요...... 눈깔마저도 파런색도 아니고 회색도 아닌 이상한 빛이 납니다. 딸년이 태어나기 전부터도 우린 이곳에서 여관을 했습니다. 대대로 물려오는 산장입죠. 딸년을 아무리 치료하려 해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포기를 하고 할 수 있는 치료는 모두 집에서 하기로 했습죠. 저것을 데리고 병원을 가기도 힘들었으니까요. 낮 이면 저 어린 것을 검은 보자기에 싸서 데려가야 됐고, 저것이 나다닐 수 있는 밤에는 모든 병원이 문을 닫곤 했죠. 밤중에 여는 병원도 강렬한 형광등이 비치니 저 년에겐 치명적이었습니다. " 고개를 숙인채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천천히 이야 기 하는 여관주인 영감의 목소리는 슬픔이 베어있 었다. " 사람을 죽인건 언제부터죠? " " ............ 후우............................ 그러니까............. 한 십오년쯤 됐나요.............. 저년이 열살 좀 넘었을 때였습죠. 우린 저것을 지하실 창고 안에 방을 하나 만들어 두고 키웠어요. 친구도 없고, 놀아줄 사람도 없으니 성격이 날로 포악해 지는 것 같았습니다. 여덟살적부터 보이던 자해(自害)증세도 그때되선 아주 심각할 정도로 심해졌습죠. 혼자 나두기가 무섭게 제 팔뚝을 물어뜯거나 음식 먹으라고 갖다준 포크로 지 살을 갉아내곤 했죠. 온 몸에 상처가 없을 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인가...... 우리도 모르게 저것이 지하실 문을 부수곤 한밤중에 밖으로 나온 것이었 습니다. 저년은 곧 부엌으로 가서 지가 먹고싶은 것들을 찾아 입속에 쑤셔넣었었나 봅니다. 그러다가 부엌 에 물을 마시려고 나온 어떤 여자 손님과 부딪혔 습죠. 그때는 봄철이라 손님이 별로 없어서 남녀 한쌍이 외에 다른 손님은 없었습니다. 그 손님은 누가 있는 줄도 모르고 어두운 부엌에 와서 물을 찾으려고 불을 켰나 봅니다. 저 년은 갑자기 켜진 불에 놀라 쥐고있던 부엌칼 로 그 여자를 찔러버렸던 거죠. 그게 제일 처음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부엌을 가던 여편네는 거의 실신 지경이었죠. 저년은 죽은 시체 위를 타고는 칼과 포크, 숫가락 으로 살을 파해치고 있었으니까요. ............... 아무리 병에 걸렸다 치더라도 저희에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이었습니다. 우리는 저년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같이 있던 여자가 없어졌는지 어쩐지 도 모르고 깊이 잠들어 있는 남자의 목을 졸라 죽 였습죠. 제 여편네와 제가 말입니다........... " 외소한 여관노파의 눈이 허공을 바라봤다. 속이 무척 탄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그의 아내가 날라다준 차를 한입에 들이켰다. 그녀는 차를 날라준 후로 줄곧 밧줄에 묶인 자신 의 딸 옆에 쭈그리고 앉아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 었다. 친절이 몸에 밴 탓인지 습관처럼 여관의 노파는 나의 빈 잔에 차를 쪼르륵 따랐다. 여전히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여관내외의 모습 그 대로인데........ 이 차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따뜻하고 향기로운데........... 슬프고도 무서운 일이였다. " 그 뒤로 놀라운 일을 알아냈습죠. 그렇게 심하던 자해증세가 말끔히 사라져 버린 것 이었습니다. 처음엔 그것이 밤중에 제 멋대로 돌아다니게 해준 이유라고 생각해서 여관에 오시는 분들께는 설녀 핑개를대면서 절대로 밤에는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고, 저 애가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게 해주었습 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밤중에 돌아다니다가 새벽녘 이 되면 창고안에 있는 지 방에 잘 들어와 있었습 죠. 그래서 우리 내외는 무척 안심했습니다. 별다른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요......... 그런데 한달이 지나자 맘대로 돌아다니게 하는데 도 다시 자해증세가 나타나는 거였습니다. 이상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저것에게 작은 햄스턴가 하는 쥐를 사줬습니다. 친구로 지내란 뜻이였지요. 그 다음날...... 딸년이 그 작은 동물의 온 몸을 갈 기갈기 찟어놓고 즐거워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또 몇주동안 딸년의 자해증세는 말끔히 없어졌습니다. 저년은 남의 피를 보고..... 붉은 피가 배어나오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밤중에 돌아다니지 말라는 우리의 말을 듣지 않은 손님들은 여지없이 저년에게 죽음을 당 했습죠. 보통 사람들은 어둠속에선 볼 수 없지만 저년은 어둠 속에서만 모든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있으니 까요......... 건장한 청년들도 어둠 속에서 당하자 픽픽 죽어갔죠. 그 이후로 우리는 시체를 치우기에 급급했습니다. 만일 두명의 친구가 함께 왔는데 같이온 한 친구 녀석이 죽었다면 그냥 돌아갈 사람은 없으니까요. 딸년을 살리기 위해선 나머지도 죽여야 했습죠. ............. 잘못인줄 알면서도........ 잘못된걸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 습니다. " 노파의 주름진 빰위로 눈물 한방울이 타고 내려왔 다. " 두 사람 이상은 안받는다는 것도 그런 이유였습 니까? 사람이 적을수록 여차하면 죽이기 쉬우니 까? " " 예.......... 예에............ 으으으으흐....... " 노파의 구부러진 등이 심하게 떨렸다. 나는 스스케와 내가 묷게해달라고 하자 거절하던 노파의 모습이 생각났다. 차라리 눈보라를 맞으며 1킬로 밑에 다른 산장에 갔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 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스스케 씨는 죽고 없으니 때늦은 후회 뿐이었다. " 당연히 나와 다까시도 죽이려 했겠군요. " " ................... " 노파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 ...............죽은 시체들을 어쨌습니까? " " .................... 아궁이에 불태웠습죠.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했습죠. " " 그렇다면 제가 본건 뭡니까? 설녀야 당신의 딸 로 잘못봤다치고, 창밖에 저 커다란 나무에서 보 이는 도깨비 불은 뭐였습니까? " 다까시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매우 전투적인 자세 로 따지듯 물었다. " 그건 아마도....... 인광(燐光)일겝니다. " 기가 죽은 노파가 작게 말했다. " 죽은 시체들은 모두 아궁이게 태웠습죠. 하지 만.... 뼈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편네가 맷돌에 뼈를 갈아 저쪽 큰 나 우 아래 매번 뿌렸습죠. 그래서...... 생각지도 않게 저쪽 나무에 인들이 쌓 이게 됐습니다. 그때문에........ 가끔 인광이 비췰때가 있지요. " " 역시 가장 먼저 죽은건 하나다씨가 맞죠? 하나 다씨는 대체 어딜 통해 지하로 내려간 겁니까? " 나는 하나다씨의 죽음에서 생긴 의문으로 가장 처 음 이 노파 내외를 의심하게 되었었다. 어딘가로 감춰진 하나다의 시체........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에 숨기기는 것이 가능한 것 은 이 산장의 곳곳을 잘 알고 있는 주인일 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하 보일러실에 토막나 있는 하나다의 시체..........비밀통로가 있어 야만 가능할 일. 역시 비밀통로를 알 수 있는 자 도 바로 주인내외다. " 저희 내외가 쓰는 안방에는 비밀장치가 있습죠. 장롱 안쪽을 터서 벽과 연결하게 해 두었고, 그 벽에 있는 문을 열면 지하로 열결된 계단이 입습 죠. 그 계단과 연결된 곳이 바로 딸년이 있는 지하 방 입니다. 하나다씨의 시체는 그곳을 통해 지하로 가져갔더 랬습니다. 처음 하나다씨가 없어졌을 때 여러분들이 눈을 치 우길래 잘못하면 지하실을 발견하겠다 싶었죠. 그래서 그 시체를 들키지 않게 숨기려고 한 곳이 바로 천장 기둥이었습니다. 위쪽으로 매달아 두면 안보일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피가 물탱크 속에 떨어져서 모두들 그의 시체를 보게된 것입죠. " 이제 모든 것이 밝혀지자 노인은 순순히 모든 것 을 자백했다. 그의 굽은 허리와 좁은 어깨, 수그린 머리를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를 결코 용서 할 맘은 일지 않았다. " 모든 것이 밝혀진 이제...... 어쩔겁니까.......? " 나는 일말의 걱정으로 노파에게 물었다. " 모두다 사형이지, 뭐긴 뭐겠습니까, 김상~!!! " 다까시의 입에선 이런말 이 튀어나왔다. 당연했다. 며칠동안 그 엄청난 공포에 시달리고 또한 하루 이틀이라지만 정들은 사람들을 모두 죽 인 자들이다. 이리 말하는 다까시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였 다. 하지만........ 나는 이 노파 내외가 어쩐지 안되 보인다. " 자수를 하십시오. 구조대가 오자마자 자수를 하십시오. 아마 자수를 하면 저희가 신고하는 것보단 감형이 될겁니다. " " 구조대가 오자마자 자수를 하지 않는다면 어쩔 겁니까, 김상?" 다까시가 물었다. 다까시는 내가 저들을 배려하는 것이 별로 마땅치 않아보였다. " 물론........ 우리가 신고를 해야겠죠, 다까시씨. 하지만...... 이들도 많이 뉘우치는 것 같으니 그들 의 죄를 그들 스스로 말하게 하는 편이 나을거 같 습니다. " 노인은 전혀 말이 없었다. " 어쩔 겁니까.......? " "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 노파는 고개를 수그리고 그대로 앉아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 아........... 자꾸 스스케씨의 죽은 모습이 생각나는게........... 속이 울렁거리네......... 김상, 화장실좀 다녀오겠으니 잘 감시해요. " 다까시는 잠시 복도 밖으로 나갔다. 노인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대체 어쩌실 작정입니까.......... 자수 하십시오. " 다까시가 없을때 나는 좀더 완곡한 표현으로 노인 에게 말했다. 그의 수그린 작은 어깨가 너무나 안쓰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 그럴순 없습니다........ 손님........... 전 이대로 죽을때까지 예서 살겁니다....... 당신들한테는 귀신처럼 보일진 모르지만 제겐 귀 한 딸년입니다. 여편네하고 제 귀한 딸년하고 평생 여기서 살겁니 다. 그리고....... 어느 한명이 살지 못하게 될 때, 우린 모두 함께 죽을겁니다. " 어깨를 떨며 노인이 말했다. " 이봐요, 당신들이 한 짓은 분명코 범죄입니다. 당신의 딸도 여기선 더 이상 살 수 없어요. 물론 당신들도 마찬가지구요. " " 전 여기서 살겁니다. 죽을 때 까지 살겁니다. " 고집스럽게 말하는 노파의 뒷등이 서늘하게 보였 다. " 죽을때까지 여기서 내 가족들과 살겁니다. "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까와 같은 겁먹은 노파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그의 미치광이 딸처럼 붉게 충혈되서 마치 공포영화에나 나오는 악령의 얼굴과도 같았 다. " 대체 무슨....................! " " 기..........김사앙...........! " 우당탕탕탕탕탕~!!!!! 내가 뒤를 돌아다 보는 순간 거실로 들어오던 다 까시의 커다란 몸뚱이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 다.......... 다까시씨~~~~~~~~~~~~~!!!!! " 나는 뛰어가 쓰러진 다까시를 뒤집었다. 몸이 뒤집히자 그의 얼굴이 보였다. 얼굴이 붉고 또한 검게 변해 있었고, 입안에는 흰 거품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 이............ 이럴수가.....................!!!! 차...........! 차에 독을............!!!! " 나는 이를 악물며 노인을 노려다 봤다. " 이봐요, 손님. 당신은 그저 손님일 뿐이외다. 손님은 우리를 어찌할 수 없어요. 우리는 이곳의 주인이예요. 손님은 떠나가셔야 하지만..... 주인은 이곳을 지킵 니다. 평생.........평생을 말이지요.......... 말씀드렸듯이 우린 살겁니다. 죽을때까지 이곳에서 살겁니다. 평생......... 평생 말입니다. 크으흐흐흐흐흐흐~~~~~~~ " 노파의 주름진 얼굴이 일그러지며 괴상한 웃음소 리가 들렸다. " 이......... 이................. 죽일놈들............ 죽여버릴테 야~~~~~~!!! " 나는 노파에게 한 발을 뻗었다. 그순간........ ! 노파의 얼굴이 완전히 이그러지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뿐 아니라 몸도...... 다리도.....의자도........ 벽난로의 불빛까지............... 거실은 내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 주...........주겨버리...........게................... ㅆ............" 이 말과 동시에 내 몸은 커다란 고목이 부러지듯 바닥에 닿았다. 모든 것이 돈다...... 빙글빙글............................ 내 귓가에 노파의 말이 울린다. " 우리는 여기서 살겁니다. 손님들을 기다리며.............. 죽을 때까지...................................... 죽을 때까지...................................... " ******************************************** @ 일본을 여행하실 때 만일 노파내외가 경영하는 낡고 어두운 산장을 만나신다면 부디 조심하십시오..... - sillll